- 엘르노 대륙, 카마리나 지역. (대륙 동남부)
'휴~. 여기서부터가 카마리나구나.'
은색톤의 전사 복장을 한 소년은
뗏목을 강가에 다다르자,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비록 나이는 10대 후반쯤으로 보였지만,
얼굴에 담긴 미소엔 반항기가 담겨있었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헝크러져 있는 머리는
며칠은 감지 않은 것쯤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얼핏 보면, 궁수인 듯한 뒤춤에 달려 있는 칼집하며,
제국의 상류계층이나 입을 듯한 복장.
그리고 가슴에 새겨진 포효하는 백호 문양은
어디서 굴러먹던 건달쯤..으로 보이지만은 않았다.
'으~챠~!!'
-풍덩..-
강가에 뗏목을 붙인 소년은
노를 던지고는 힘껏 뛰었다.
그러나 발을 너무도 구른 탓에 뗏목이 밀려나버렸고,
결국 강턱에 닿지 못하고 발을 담그고 말았다.
'에이, 뭐야.. 다 젖었잖아!
하필, 이럴때 옷에 물을 묻히다니..'
처벅처벅 뭍으로 올라간 소년은
젖은 몸을 말리려는 건지,
기분이 내키지 않았는지..
커다란 와브나무 밑에 앉아버렸다.
'이게 와브나무인가..'
소년이 본 와브나무는 카마리나 지역에 습성하는
렛서 팬더들이 좋아하는 열매가 열리는 나무였다.
마치 사과인 듯 오렌지인듯,
동그랗게 생긴 열매의 빛깔은 유채꽃의 그것과 유사했고
요정의 숲에서나 본 것과 같은 넓은 잎은
그것만으로도 신기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게 와브열매라는 거군.
그놈의 요괴 녀석들하고 한판 하느라, 마침.. 출출했는데 잘 됐는걸..?'
소년은 잠시 일어나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나무를 발로 차고선 반동으로 열매를 따버렸다.
-와그작~와그작~..-
'뭐.. 먹을만 한데? 나쁘진 않아.
근데.. 이런 열매따위 먹으면 힘이 난다는 소문들은 어디서 난거지?
쓸데없는 유목민들의 헛소리쯤인가...'
혼자서 중얼대던 소년은 순간 화들짝 놀라며
일어섰다.
-떼구르르르~-
어느샌가 먹고 있던 열매는 땅바닥에 떨어졌고,
소년은 마치 당장이라도 싸울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리곤 오른손을 뒤춤으로 가져가더니,
칼을 넌지시 잡았다.
그때.!!
숲속에서 수풀이 움찔움찔거리며,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소년은 움직임이 느껴진 방향을 주시하며,
잡고 있던 칼을 더욱 움켜쥐었다.
'렛서인가..'
-처벅~처벅~-
잠시 움직임을 보이던 곳은 다시 잠잠해져 갔고,
소리도 조용해져 갔다.
'휴우..'
잠시 한숨을 내쉰 소년은
잔뜩 힘이 들어가 있던 손을 놓았다.
그리고선 메고 있던 가방을 추스리며,
어깨위로 다시 올렸다.
'어서 움직여야겠군.
근처에 마을이라도 찾아야 맘 편히 잠이라도 잘 수 있겠어.'
소년은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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